매일같이 아이들 전도, 문자로 소통

▲ 한동훈 부장 선생님이 전도한 아이와 함께
▲ 한동훈 부장 선생님이 전도한 아이와 함께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교회 교회(주일)학교의 화두가 뭘까? 단연 교회학교 아이들의 급격한 감소와 교회교육의 어려움으로 개체교회가 가라앉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교회 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은 전반적으로 사회의 저 출산과 맞물려 교회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며, 그나마 삼위 하나님을 믿는 부모들의 자녀들조차 교회를 떠나고, 교회 밖의 아이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게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2년부터 학교가 주 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교회의 학교 앞 전도가 거의 사라졌을 만큼 교회들이 어린이 전도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놀토(노는 토요일, 정식명칭은 휴무토요일제도)로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이 줄어들고, 놀토로 인해 교회 밖의 어린이들을 전도하는 게 불가능한가? 부모세대뿐 아니라 아이들 세대의 전도가 어렵다는 일반적인 분위기를 뛰어넘고 놀토와 관계없이 어린이 전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한 교회학교 선생님이 보여준다.


# 아이들 한 명 전도 1만 원 감사헌금…175명 넘다
175명 한동훈. 부천 성만교회(담임목사 이찬용) 2017년 10월 15일자 주보에 적혀있는 전도현황(2017) 숫자다. 성만교회 아동부장이면서 한 반을 맡고 있는 한동훈 선생님(집사)은 올해만 매주 평균 4명 이상 아동부와 중고등부 아이들을 교회로 이끈 셈이다. 초등학생 90% 정도, 중고등부 10% 정도 비율이다.


한 선생님은 지난해에는 106명을 전도했다. 이에 한 사람 당 1만 원 해서 106만 원 감사헌금을 했다. 올해는 연초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53만 원을 헌금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 그물을 던져 잡은 물고기 153세 마리를 기억하면서 153명을 전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리 드린 것이다. 이 수치는 일치감치 7월에 채워졌다.


성만교회 선생님들은 교회학교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호주머니를 과감하게 비운다.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섬기다 보니 물질이 만만찮게 들어간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물질을 쓰니까 하나님이 채워주셔요. 담임목사님도 물질을 계산하지 말고 말씀을 실천하라고 하시고요. 7월에 벌써 153명이 채워질 줄 몰랐어요. 아이들을 전도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늘 느껴요.”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시간과 재정을 투자하는 선생님을 위해 돕는 성도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은 교회학교 선생님들에게 큰 힘이다.


성만교회 아동부는 13개 반이다. 한 반에 대략 10명 내외가 출석한다. 이 중에 한 선생님 반과 다른 한 반이 20명이 넘는다. 한 선생님 반에는 20~40명의 아이들이 출석한다. 부모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아이들이 90%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교회의 주일학교 반은 학년별로 편성된다.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로 연초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배정된다. 매년 거의 담임 선생님도 바뀐다. 간혹 담임 선생님이 해당 아이들과 함께 한 학년 올라가기도 한다. 성만교회는 학년별 조직을 뛰어넘는다. 1~6년이 학년으로 구분되지 않고 통합으로 운영된다. 해당 반 선생님과 아이들이 전도하는 아이들은 그 반에서 관리한다. “아이들을 전도해왔을 때 반이 학년 별로 구성돼 있으면 전도해온 반에 안 가고 다른 반에 가는데 아쉬워요. 친한 친구가 왔는데 다른 반에 갈 수도 있고요. 형제가 나눠지기도 하잖아요.” 한 선생님은 3년 전에 통합 반 운영이 잘 될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이가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함께 관리하면서 노하우를 쌓아간다.


# ‘153 깊티 쿠폰’으로 아이들 마음 사로잡다.
한 선생님이 전도하는 비결은 바로 ‘153 깊티(gift) 쿠폰’(한 장 500원)에 있다. 지난 3월부터 이것을 사용했다. 이전에는 문화상품권(문상)이 전도의 도구였다. 처음 교회에 오는 아이들에게 문상을 준 것. 하지만 금액이 너무 높아 하나님께 기도했다. 저렴하면서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게 뭔지 찾았다.


기도 가운데 학교 주변 분식집이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깊티 쿠폰을 만들어서 갔다. 분식집 사장에게 깊티 쿠폰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이것을 갖고 오면 사용하게 하고 나중에 회수하면서 돈을 드리겠다고 한 것이다. 한 군데서 쾌히 승낙했다. 이렇게 해서 학교 주변 분식집 7곳을 선정했다. 한 선생님은 분식집을 비롯해 마트 3곳, 문방구 2곳, 아름다운 가게, 카페(성만교회 1층)등 15군데와 이 깊티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했다. 쿠폰에는 쿠폰을 사용하는 방법과 쿠폰을 받는 방법, 한 선생님의 이름과 전화번호, 성경말씀이 적혀있다.


처음에 교회 왔을 때 초등학생은 153 쿠폰 6장, 중·고등학생은 7장, 청장년은 10장 선물한다. 장기 결석자나 잘 나온 친구들에게도 쿠폰 1~2장을 준다. 꼭 쿠폰을 안 주더라도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을 주중에 만나면 먹거리를 사준다. 쿠폰 10장을 모으면 아이들이 요청할 경우 문상으로 바꿔준다.


한 선생님은 교회 밖에서 아이들을 전도하면 전화번호를 받는다. 아이들이 많이 몰려 있을 경우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의 이름을 댄다. 그럼 그 아이들 중에 아는 친구가 한 명쯤 나온다. 자기소개와 함께 아이를 안심시키고 즉석 놀이를 함으로써 그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연다. 사진도 함께 찍는다. 놀이를 통해 153 쿠폰을 준다. 전도대상은 주로 남학생이다. 아이와 헤어지고 나면 문자를 보낸다. 한번 만나서 전도한 친구들에게는 매주 두세 번 카톡 문자를 보낸다.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라고 간단히. 아이나 아이의 부모가 원치 않을 경우 전화번호를 지운다. 한 선생님은 매주 평균 130~140명 정도 아이들에게 카톡을 보낸다. “이번 주 ~하니까 오라고.” 장기결석 아이들에게는 주일 반 모임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사진과 함께 “다음 주는 꼭 오라고” 카톡 문자를 보낸다. 전체 공지할 아이들의 숫자는 200명가량. 그 동안 교회에 왔다 갔다 한 아이들이 200명 정도다. 간식은 매주 준비한다. 먹는 장면도 장기 결석 아이들에게 보낸다.


한 선생님은 주일 오후, 평일 퇴근 시간에 전도함으로써 전도의 삶을 보여준다.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담임목사님은 ‘가만히 있지 말고 전도하라’고 하셔요.” 한 선생님은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쿠폰을 회수하기도 하고 분식집에 앉아있기도 한다. 한 선생님과 전도된 아이들이 서로 신뢰가 쌓이면서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자연스럽게 주문한다. “선생님! 배고파요. 뭐 좀 사서 주세요.” 그러면 한 선생님은 협약 분식집에 연락해서 아이들에게 먹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게 감사할 뿐이다. “아이들이 저를 생각해서 사달라고 하니까 행복해요.”


아동부는 예배와 성경암송에 집중한다. 예배 시간에 아이들에게 설교가 들리게 하는 데 힘쓰는 것이다. 성경암송을 잘하면 알 스티커를 준다. 이것은 프리마켓(달란트시장)때 사용할 수 있다. 예배 후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하는 분반공부는 없다. 각 반의 선생님들이 재량껏 반 모임을 갖는다. 간식을 먹거나 놀이를 하는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찾아서 진행한다. 아이들이 친해지는 데 힘쓴다. 공동체, 교제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10월 28일(토)은 어린이 대전도 축제인 ‘프렌즈 데이’가 열린다. 작년에 한 선생님 반은 80명 정도 참석했다. 전체 300명이 왔다. 프렌즈 데이 때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비용 문제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지는 않는다.


성만교회 아동부는 아동부장 한 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선생님들이 물질을 아까워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서 과감하게 내놓는다. 선생님들이 오는 아이들을 가만히 앉아서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 나선다. 교회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이 때에 한 선생님은 교회 밖에 나가면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전도한 아이들의 정착 비율이 10% 남짓이지만 안 믿는 부모의 자녀들이 성만교회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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