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종교 개혁가들은 여러 가지 ‘요리문답서’(catechism)를 만들었단다. 성경에 나오는 ‘카테케오’(chatecheoo, 행 21:21; 고전 14:19), 즉 ‘구조로 가르치다’ 혹은 ‘정보를 주다’라는 뜻에서 온 말이지. 사도들이 바른 교훈(교리)을(를) 가르치는 것처럼 교회의 지도자가 사도들의 교훈을 가르치는 것이란다. 이 단어를 본래 뜻 그대로 옮기면 ‘신앙교육서’이지.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요리문답’이라고 했는데, ‘요리’(料理)는 ‘교리의 요약’이라는 뜻이란다. ‘문답’은 묻고 대답하는 교육 방법을 말하지. 모든 ‘신앙교육서’가 문답형식은 아니지만, 대체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요리문답’이라고 불러도 된단다. 초대교회 때는 세례를 받기 전에 3년이나 ‘신앙교육서’로 교육을 받았다고 해. 정말 대단하지!


종교 개혁가들은 로마교회의 잘못된 교리와 법을 구분해 바른 교리와 법을 새신자와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었지. 먼저 사도들이 전해 준 바른 교훈을 잘 정리했단다. 그것이 신앙고백이야. 그 신앙고백을 가르치기 위해 요리문답을 만들었어. 종교 개혁가들은 각자 자신의 요리문답을 만들어 교회와 가정에서 가르쳤지.


루터는 1527년 지역 교회를 방문해본 결과 교인들이 교리를 너무 모른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물론 목사들도 교리를 가르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 중세 사제들이 성도에게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어. 루터는 성경을 연구하고 정리해 1529년 4월 ‘대요리문답’을 만들었단다. 내용은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과 ‘성례’였어. 이 요리문답은 문답형식이 아니라 설교형식이었지. 같은 해 5월에는 아이들에게 성경을 효율적이고 쉽게 가르치기 위해 ‘소요리문답’을 만들었어. 이것은 문답 형식이야. 이 ‘요리문답’은 집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기독교 교리를 쉽고 분명하게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단다.


칼빈도 1542년 교인들을 교육하기 위해서 ‘제네바 요리문답’을 프랑스어로 만들었어. 나중(1545 & 1560)에는 라틴어로도 만들지. 총 373문으로 상당히 상세하게 만들어졌어. 내용은 ‘신앙’, ‘율법’, ‘기도’와 ‘성례’로 구성된단다. 제1문은 “인간 삶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이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익숙한 질문이지 않니? 그렇지. 약 100년 후(1647)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의 제1문과 같단다. 칼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칼빈의 ‘제네바 요리문답’은 1563년 만들어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Heidelberg Catechism)의 기초가 된단다. 팔츠(Paltz) 영지를 다스리는 선제후 프레더릭 3세는 궁중 목사였던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Kaspar Olevianus)와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수였던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Zacharias Ursinus)에게 개혁신앙을 잘 정리한 요리문답을 만들도록 맡겼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총 129개 문답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최고의 요리문답이란다. 내용은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어. 첫째는 죄와 비참, 둘째는 구원, 셋째는 감사에 관한 것이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크게 ‘사도신경’, ‘십계명’, 그리고 ‘주기도문’을 사용했단다. 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독일 팔츠(Paltz) 교회만 사용한 것이 아니란다. 네덜란드 개혁교회가 이 요리문답을 가져가서 잘 사용하고 있지. 네덜란드 개혁교회는 1618-1619년 도르트 총회(Synod of Dordt)에서 매 주일 오후 예배에서 반드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설교해야 한다고 정했단다. 목사가 될 때 그렇게 하겠다고 서약해야 하지. 지금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으니 대단하지. 또 목사뿐만 아니라, 장로와 집사도 임명될 때 이 요리문답을 믿고 따르겠다고 서약해야 해. 모든 교인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잘 알아 신앙의 기초가 튼튼하단다.


요리문답은 지금도 교회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중요한 종교개혁의 유산이지. 요리문답은 성경과 같은 권위를 가지지는 않지만, 성경을 잘 요약하기 때문에 아주 유용해. 요리문답은 지도와 같아. 성경을 빠른 시간 내에 조직적으로 잘 배울 수 있단다. 초신자를 위한 세례교육 교재로도 아주 좋지. 입교교육을 위해서도 좋단다. 장로교회는 1647년에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을 많이 사용하지. 이제부터 열심히 요리문답을 배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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