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1565년부터 1년 정도 진행된 달콤한 신앙의 자유는 오래가지 못했단다. 1566년 네덜란드 남쪽에서 시작된 ‘성상소동’ 때문이야. 스페인에 있는 필립 2세는 잔악한 알바(Alva, 1507-1582) 공작을 네덜란드로 파견한단다. 알바 공작은 네덜란드 개신교인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는데, 5년 동안 무려 8950명을 체포해 반역과 이단으로 고소했어. 많은 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이웃 나라, 잉글랜드와 독일 지역으로 피난가야 했어. ‘성상소동’으로 시작된 스페인의 네덜란드 침략은 네덜란드의 독립전쟁인 ‘80년 전쟁’을 일으킨 시발점이란다.


잠시 독일 지역으로 피신했다가 돌아온 빌럼은 알바에 저항하며 반격을 시작했어. 1568년부터 스페인의 폭정에 반대하고 네덜란드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전사가 된단다. 여기저기서 네덜란드 독립군들이 일어났고 개신교인들이 함께하지. 신앙의 자유와 국가의 독립이 하나가 되었단다. 독립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지. 10년이나 싸워 겨우 힘의 균형이 국가의 독립과 종교개혁으로 기울었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았어. 그 동안 알바는 네덜란드에서만 1천 명이나 되는 개신교인과 독립투사들을 잡아 죽였단다. 정말 잔인하지. 그들은 개신교 신앙을 가졌고 자유를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죽었어.


네덜란드 북쪽의 주(州)들도 함께 싸우겠다고 동맹을 맺고 힘을 모은단다. 네덜란드 연합은 정식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피비린내 나는 긴 싸움을 시작하지. 1584년 빌럼이 살해당한 후 어려움을 겪지만, 놀랍게도 네덜란드 지역은 스페인의 박해로부터 점점 벗어나기 시작해. 빌럼의 아들 마우리츠(Mauritz van Oranje)와 그의 조카 빌럼 로우더베이크(Willem Lodewijk)가 혼신의 힘을 다해 네덜란드 중부 이북 지방을 독립시켜. 그 기간이 1588-1598년 꼭 10년이었단다. 역사학자들은 이 싸움을 ‘10년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해. 스페인의 필립 2세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통치하고 있던 잉글랜드를 공격하기 위해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무적함대 아르마다(Armada)를 보내지만, 바다의 광풍으로 인해 대패하고 말아. 그 때가 1588년이지. 그 덕에 네덜란드는 약해진 스페인 군대와 싸우기 비교적 쉬웠단다.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이렇게 믿고 있지. “하나님의 입김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불어버렸다!”


레이든(Leiden) 시(市)가 이 독립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워 이긴 영웅적인 일화는 지금까지 내려오는 유명한 이야기야. 스페인 군인이 쳐들어와 먹을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 다 굶어 죽거나 잡혀 죽을 운명이었단다. 그 때 네덜란드 독립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결단했어. 수많은 땀으로 건설한 둑을 터트리기로 했어. 몇 십 년 동안 쌓아온 둑을 터트린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단다. 어쩔 수 없었지. 마을은 물에 잠기고 말았단다. 하지만 스페인 군인들은 물 때문에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어. 레이든 시민들은 배를 타고 독립군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하며 성을 지켜냈어. 빌럼은 레이든 시민들에게 상을 내리기로 했단다. 두 가지를 선택하라고 했지. 세금을 줄여 주든가, 아니면 대학을 세워주는 것이었단다. 시민은 대학을 택했어. 그렇게 해서 1575년 레이든 대학(Leiden University)이 세워졌단다. 지금도 레이든에 가면 이 대학을 볼 수 있지.


싸움은 결코 쉽지 않았지. 전쟁 가운데 빌럼의 두 형제가 죽었단다. 피 흘리는 전투를 한 결과 네덜란드 북쪽 일곱 개의 주는 드디어 독립을 선언하고 연합 국가를 세웠지. 아직 국가적 모습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왕이라 하지 않고 전쟁 중이니, 일종의 ‘호국경’(護國卿, Stadhouder)라는 이름이었단다. 스페인의 필립 2세는 빌럼을 살해하기 위해 몰래 첩자를 보냈단다. 발타자르 제라르(Balthazar Gerard)가 빌럼의 왕궁으로 침입했지.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개신교인척 했지. 그는 왕궁에서 허드레 일을 하며 지냈는데, 어느 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빌럼을 총으로 쏴 죽였단다. 1584년 빌럼은 죽고 말았지. 하지만 네덜란드와 개신교회는 사라지지 않았어. 그의 아들이 왕이 되고, 네덜란드와 교회는 개신교 신앙을 지켜냈지. 국가는 강해지고 교회는 부흥했단다. 지금도 네덜란드 국민은 빌럼의 신앙과 애국심을 고백한 노래 ‘헷 빌헬뮈스’(Het Wilhelmus)를 국가로 부를 정도로 역사적으로 교회 신앙과 국가의 애국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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