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는 벌써 한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었는데 학생들이 기말고사 치느라 정신없었어. 너도 모의고사 끝나니 중간고사, 중간고사 끝나니 또 모의고사, 모의고사 끝나니 또 기말고사... 시험의 연속이라 정신이 없지? 일전에 신문기사를 보니까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서 자퇴를 많이 했다고 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내신이 중요한데 원하는 내신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렇게 한 거겠지. 어머니 주위에도 내신 때문에 자녀를 전학시킨 사람들도 있고. 자퇴하고 전학할 만큼 성적이 중요하다는 거겠지? 시험기간에는 자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참는다는 어머니들도 많아. ㅋㅋ 자칫 잘못했다가는 시험을 망칠수도 있다며 말이야.


만약에 시험이 하루 남았는데 자녀가 큰 잘못을 했다면 어떻게 할까? 어머니가 많은 분들에게 여쭈어보니 거의 이구동성으로, ‘내일 시험치고 보자!’라고 할 거라고 대답하셨어. 그래서 또 질문했지. ‘그런데 시험을 잘 쳐서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잘못은 온데간데없어지겠지요?’ 했더니 대부분이 웃으면서 그럴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지난번 중간고사 기간 때 있었던 아주 큰 사건, 기억나지? 아마 당연히 기억할거야. 시험이 하루 남았는데 네가 잘못했잖아. 다른 집에서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 집에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일! 정말 크게 혼났었지. 잘못에 대한 반성이 필요해서 다음날 시험을 준비하지 못했고, 성적은 당연히 엉망! (그런데 사실 네가 공부를 미리 다해놓았었다면 그 전날 한 번 더 복습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성적은 나오지 않을 텐데, 혹시 공부를 다해놓지 않았던 것 아니니? ㅎ)


그 때 어머니는 남은 두 과목의 성적보다 너의 행동을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었어. 이렇게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데 시험공부를 한들 무슨 소용이겠니?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듯이 잘못된 됨됨이에 지식이 쌓이면 그 지식으로 자신과 타인을 유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파괴시키고 주위도 파괴시키는 독이 되잖아.


일단 시험이 끝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성적과 너의 됨됨이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이겠니? 당연히 됨됨이겠지? 성적은 너를 파괴시키지 않지만 너의 잘못된 행동은 너를 파괴시키는 거니까. 너의 됨됨이는 성적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중요한 것인데 시험이 남았다고 너의 잘못을 일단 덮어둔다면 어머니는 너의 됨됨이보다 너의 성적을 우선하는 거잖아. 어머니는 어떤 손해가 온다고 해도 더 중요한 것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공부는 뒷전이어도 된다는 말이 아니야. 학생은 공부에 우선순위를 두어야하고 그 결과인 성적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해. 열심히 공부했으면 0점을 받아도 되는 게 아니라,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 점검하고 고쳐서 좋은 결과가 나도록 다시 노력해야하고.


그러나 성적이 우선이 되어서 너의 됨됨이를 비롯해서 다른 모든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서는 안 된다는 말이야. 지식에 대한 너의 성적은 너의 됨됨이의 성적으로 인해서 너를 망칠 수도 있고 너를 더욱 빛나게 할 수도 있어. 인준아, 너의 지식이 너와 다른 사람에게 유익이 될 수 있도록 너의 됨됨이 성적을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