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아, 홉니와 비느하스의 아버지 엘리 제사장에 대해서 알고 있지? 어머니가 고등학생 때였는데 사무엘상에 등장하는 엘리 제사장의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았어. 자녀교육이 이렇게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 거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다보니 주위 사람들과 자녀교육에 대해 나눌 기회가 많은데, 자녀교육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엘리 제사장에 대해 말해 주곤 해.


엘리 제사장의 집이 멸망한 이유는 사무엘상 3장 14절에 나와 있어.


‘내가 그의 집을 영원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말한 것은 그가 아는 죄악 때문이니 이는 그가 자기의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런데 참 이상했던 것은 사무엘상 2장에 엘리 제사장이 아들들에게 권면하는 장면이 나오거든. 24절에는 이렇게 되어 있어.


‘내 아들들아 그리하지 말라 내게 들리는 소문이 좋지 아니하니라 너희가 여호와의 백성으로 범죄 하게 하는 도다.’


늙은 엘리 제사장이 아들들의 행동을 소문으로 듣고 권면하는 장면인데, 왜 하나님은 엘리가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않았다고 했을까? 참 의문이 생겼었어. 사무엘상 2장과 3장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면서 알게 된 것(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은 엘리 제사장이 늙도록 아들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몰랐으며, 늙어서도 엘리가 아들들의 잘못을 본 것이 아니라 소문을 듣고 알게 된 것, 그리고 그 잘못에서 완전히 돌이킬 때까지 성실하게 금하지 않고 말만하고 끝낸 것이었다는 거야.
더군다나 엘리는 하나님보다 자녀들을 더 중히 여겼다고 되어 있어.


‘...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드리는 가장 좋은 것으로 너희들을 살지게 하느냐’(사무엘상 2:29)


아들들을 너무 사랑하다보니(물론 잘못된 사랑이겠지) 잘못된 행동에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겠지.


어머니가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엘리 제사장의 집이 멸망한 것 자체가 아니라 자녀교육을 잘못하면 나뿐만 아니라 나의 자녀도 죽을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일이라는 것이었어. 비록 고등학생 때 생각한거지만 그 때 했던 각오가 지금 너를 가르치는 기준이 된 거야.


요즘은 자녀를 교육할 때 자녀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어야 하고, 자녀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해서는 안 되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잘하는 것을 칭찬하라고 해. 너무 사랑(?)하다 보니, 자신의 자녀가 가장 소중하다보니 이렇게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런데 이것이 정말 자녀를 사랑하는 걸까? 진짜 사랑한다면, 자신의 자녀가 진짜 소중하다면 잘못된 언행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하는데, 그래서 그러한 언행을 그만하도록 해야 하는데...


또 때로는 말해도 소용없으니 포기해버리기도 하는데, 엘리 제사장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언행이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 끝까지 가르치고 권면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징계를 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어.


가끔은(사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ㅋ) 너의 잘못된 언행을 고치도록 어머니가 집요하게 가르치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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