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년 전 졸업한 여학생이 아줌마가 되어서 어머니를 찾아왔어. 벌써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더라고. 강의도 아주 열심히 듣고 공부도 열심히 했던 학생이라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었어. 어찌나 반갑던지!^^ 결혼하고 주부가 되다보니 집안일의 연속이고, 음식은 자신이 하지 않으면 먹을 게 없으니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교수님, 어른들 말씀이 맞더라고요. 여자는 결혼해서 10년간은 암흑기라던 말씀 말이에요. 제가 이렇게 매일 밥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싶기도 하구요.’ 아마 결혼해서 가정과 자녀를 돌보느라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10년간의 암흑기라고 말하는가봐. ‘하나님께서 너를 통해 이 세상에 보내신 자녀를 위해 너의 시간 전부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암흑기일까? 최고의 경험일까?’라고 반문하니 알겠다는 듯이 씩 웃더라고. 어머니들이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위해 밥을 하는데 다른 이유가 있을까? 아주 특별한 이유가 아닌 어머니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집안일과 자녀양육에 두는 거라고 말해주었어.


누군가가 어머니에게 물어본다면 지금 어머니에게 있어서 우선순위는 너를 양육하는 거야, 그 다음이 가르치는 일이고!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너에게 실질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덜 쓰게 될 텐데 그때는 우선순위가 바뀌겠지.


인준아, 그러면 네가 공부하는 이유가 뭘까? 네 친구들도 심심찮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하지? ‘왜 공부해야 해?’라고 말이야. 학생이 공부하는 것에 어떤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 걸까? 만약에 어머니가 밥을 할 때마다 ‘어머니가 왜 밥을 해야 하나?’라고 투덜대고 너에게 밥을 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너는 그런 어머니가 정상적으로 보이겠니? 학생이 공부해야 할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학생이기 때문이야, 어머니이니까 밥을 하는 것처럼!


한 카이스트의 교수님이 강연 중에 언급한 내용을 보면 전 세계에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1%밖에 안 된다고 해. 조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8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했다고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우리나라에 태어났기 때문에 대학에 갈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닐까? 태어날 곳을 정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잖아. 이렇게 생각하면 공부할 수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해. 공부할 수 있는 상황, 이해할 수 있는 이해력, 체력 등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야. 우연히 학교를 다니게 되어서 학생이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명령하실 때(기회를 주실 때) 앞에 붙는 표현이 있는데, 그것은 ‘복주시되’라는 거야.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일을 주시는 것은 복을 주시는 거라는 의미이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복을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와 기쁨이 순종이라는 반응으로 나오는 거야. 어머니에게 어머니라는 일을 주신 것은 복을 주신 것이기 때문에 감사함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거고, 학생이라는 일을 받은 너는 하나님께서 네게 복을 주신 것이기 때문에 감사함으로 공부를 하는 거야.


인준아, 네가 공부해야 하는 바로 그 이유는 학생이기 때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공부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잘못된 생각일 수 있어.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해줄 테니 네가 들었던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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