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만의 예배로 세대 간 신앙 분리…새로운 모형 어린이 예배 개발 필요

5회 지역교회 교회학교 활성화 위한 교회교육 세미나 ‘어린이 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2)


고신 총회교육원은 한국기독교교육실천학회와 고신대 기독교선교교육연구소와 함께 3월 27일 부산 고신대학교 손양원기념홀에서 ‘어린이 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제5회 지역교회 교회학교 활성화를 위한 교회교육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강용원 명예교수(고신대 기독교교육과)가 ‘어린이 예배, 어떻게 드릴 것인가?’, 문화랑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실천신학)가 ‘주일학교 전통에서의 예배: 회고와 전망’, 안재경 목사(온생명교회 담임)가 ‘개혁교회 어린이 예배’, 박신웅 목사(총회교육원 원장서리)가 ‘근래의 어린이 예배 모형 분석과 어린이 예배 모형의 가능성’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이에 이 발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안재경 목사 ‘개혁교회 어린이 예배’


▲ 안재경 목사(온생명교회 담임)
▲ 안재경 목사(온생명교회 담임)
어린이 예배가 따로 필요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안재경 목사(온생명교회 담임)에 따르면 교회역사에서 교회는 항상 어린이와 함께 예배했다. 어린이를 예배에서 배제시키고자 어른들만 예배한 적이 없다. 그런데 선교지적인 상황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도입된 주일학교, 어린이 예배가 이제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모든 세대가 잘게 나뉘어져 예배하고 있다.


안 목사는 ‘개혁교회 어린이 예배’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하나님과 그 분의 백성의 아름다운 관계, 교제하는 관계를 언약이라고 부른다. 언약백성인 교회는 예배하는 공동체다. 예배는 교회의 얼굴이다. 기독교회의 예배는 철저하게 언약적이다. 언약의 백성이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리가 예배다. 하나님은 공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필요한 모든 은혜를 내려주신다. 교회는 예배 하나만 잘해도 된다”고 강조한다.


안 목사에 따르면 기독교는 ‘언약의 종교’이며, 신자의 가정은 ‘언약가정’이며, 언약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는 ‘언약의 자녀’다. 언약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언약의 자녀일 뿐 아니라 교회의 회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세례’다. 교회의 회원이기에 세례를 받는다. 구약시대에는 부모들이 어린이들을 대동하고 항상 하나님 앞에 섰다. 그 어린이들이 알아듣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 예배에서 배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어린이의 예배 체험이 가능했던 것은 그들이 자기 자녀를 언약의 자녀로 봤기 때문이다.


안 목사는 “언약에 근거해 신자의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예배하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한국교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교지적인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별도의 어린이 예배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중학생이 되면 공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조차 기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어린이 예배를 따로 하는 경우 당회는 어린이 예배의 모든 부분을 기획하고, 그 예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지 확인하고 감독해야 한다. 당회의 제일 중요한 일이 바로 예배를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제기한다.


세대통합예배를 하더라도 방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린 아이들이 예배 전체에 참여할 수 있다. 아이들은 설교 전까지 있다가 나간다거나 다른 활동을 하다가 설교가 끝나는 시간에 들어와서 예배를 함께 마치는 방식이 있다. 이 때 목사는 그 예배에서 할 설교본문을 갖고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그 말씀을 간단하게 해설한 후에 내보낸다. 가족예배를 기획할 수도 있다. 세대통합예배를 할 경우 문제는 너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예배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안 목사는 “어린이들로 인해 예배가 조금 시끄러워지더라도 부모를 포함해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예배의 자리에 있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는 어린이들을 배려해야 한다. 순서에 대한 배려만 아니라 어린이들과 함께 예배하면서 아이들을 환대하는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모는 자기자녀를 주일학교에 맡겨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는 유아세례식에서 서약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교육할 책임, 본이 돼야 할 책임, 그리고 기도해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함께 예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안 목사는 또 “개혁교회에서는 어린이 예배라는 것이 없다. 어린이 예배를 따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하기 때문에 예배는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따로 해야 한다면 당회가 예배를 주관해야 한다. 우리는 언약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약가정에서 태어난 언약의 자녀는 세례를 통해서 교회 회원이 된다”며 “부모는 언약의 자녀를 자신과 똑같은 하나님의 백성, 교회의 회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교회는 언약의 자녀와 함께 예배하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 자녀 교육의 핵심은 언약의 신앙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안 목사는 또한 “아이들의 전도를 위해 주일학교의 중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불신자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예배하는 것”이라며 “온 세대가 다함께 하나님을 진정으로 예배하고 하나님과 기쁨으로 교제할 때에 세상은 자신들의 죄 됨과 자신들이 예배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제기한다.


박신웅 목사 ‘근래의 어린이 예배 모형 분석과 어린이 예배 모형의 가능성’

▲ 박신웅 목사(총회교육 원장서리)
▲ 박신웅 목사(총회교육 원장서리)

“어린이도 예배드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박신웅 목사(총회교육원 원장서리)는 ‘근래의 어린이 예배 모형 분석과 어린이 예배 모형의 가능성’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가능하다”며 “성경과 고대교회의 오랜 전통은 어린이들을 예배에서 소외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어린이도 하나님께 예배하도록 지음 받았다”고 설명한다.


박 목사에 따르면 신약성경이 기록된 이래로 고대교회와 이어지는 교회 역사를 통해 교회는 어린이들이 예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어린이들과 성인이 함께 드리는 것을 중시했다. 하지만 중세 이후 일방적으로 성인들에게 맞춰진 예배와 교리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은 점차 예배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8세기 영국에서 주일학교운동이 일어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어린이들이 다시금 예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나아가 어린이들만 독립적으로 예배하는 것까지 발전한다. 교회를 중심으로 어린이 예배의 형태까지 나간다.


박 목사는 “미국식 주일학교의 영향을 받은 독일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주일학교 교육에서는 어린이 예배라는 용어가 점차 자연스럽게 사용됐고, 어린이 예배가 성인의 예배와 분리 혹은 차별되게 독립적으로 드린다”며 “이제 어린이 예배는 으레 따로 드리는 독립적인 예배임을 부인하지도 않게 됐다”고 말한다.


박 목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어린이 예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주일학교운동이 한국교회에 정착된 시기와 맞물려 한국교회에서도 어린이 예배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일학교 어린이 예배의 모습은 독일 주일학교의 어린이 예배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목회자가 인도하고 교사는 보조하는 방식, 그리고 어린이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예배의 모습이 지난 2000년대까지 변함없이 지속됐다.


전통적인 형식의 어린이 예배의 대안으로 축제분위기를 도입한 예배가 2000년 전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메빅(MEBIG), 윙윙(Wingwing), 와우큐키즈(WOW-Q-KIDZ), 앤프랜즈(nFRIENDS), 어와나(AWANA) 예배가 그것들이다. 이 예배들은 어린이들의 집중력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축제분위기를 조성하며, 어린이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외국에서 수입되거나 혹은 한국교회에서 변형돼 만들어진 어린이 예배 형식이다.


박 목사는 “한국에서의 어린이 예배 형태는 초창기 주일학교운동이 일어날 때부터 큰 변화 없이 성인들의 예배 형태를 답습하는 방식을 따른다. 이후 2000년대를 전후로 어린이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의 예배 형태들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진행했다”며 “다시금 쇠퇴해가는 어린이 예배의 모습을 새롭게 조직해야한다. 어린이들만 드리는 예배로 인해 부모 세대와 어린이 세대 간의 예배 분리가 신앙의 분리로 이어지는 이때에 어린이들이 드리는 예배에 부모가 참여하고 어린이들이 드리는 예배의 설교(주제)가 성인예배의 설교(주제)와 함께하는 방식의 새로운 시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박 목사는 새로운 모형의 어린이 예배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린이 예배는 본질적으로 어린이가 예배의 주체인 만큼 어린이의 정서적, 인지적, 신체적 필요와 상황을 잘 반영하는 방식으로 기획되고 준비돼야 한다 △어린이 예배도 예배의 바른 모형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어린이, 교사, 교육자들에게 예배 교육이 필요하다 등 7가지로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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