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TV프로그램은 어머니가 어릴 적에는 잘 볼 수 없었던 분야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여행이나 요리, 그리고 오디션 같은 것들이야. 그 중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아주 인기를 끌고 있지. 아주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TV 프로그램은 녹화해서 방송시간에 맞춰 방영하다보니 매주 오디션 결과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는듯해. 예컨대 방청객들에게 오디션 결과를 절대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하게 한다든지 해서 말이야. 일명 스포일러(spoiler)를 방지하는 거지. 결과를 미리 알면 재미없고, 시청률에도 영향을 주니까.


만약에 네가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러 가는데 이미 그 영화를 본 친구가 줄거리를 이야기해주려고 하면 넌 어떻게 하니?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 말하지 말라고 하지? 직접 가서 본다고.


참 이상한 것은, 영화 한 편을 볼 때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도 사람들은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는데 왜 자신의 미래와 인생에 대해서는 스포일러를 찾을까? 어머니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지? 신년이면 운세를 보고,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고 싶어 하고, 점을 보러 다니고, 대부분의 일간신문에는 오늘의 운세라는 면이 있고, 요즘 청소년과 청년들 사이에 타로 카드점이 정말 인기 있지?


왜 그럴까? 한 편의 영화와 여러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미 있고 소중한 자신의 인생인데, 그런 것들보다 못하게 여기는 이유가 말이야. 너무 소중하니까 알고 싶어 하는 거라 생각해? 만약에 개봉한 영화가 두 편인데 한 편만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두 편 중에 어떤 영화를 선택하겠니? 두말할 것도 없이 조금이라도 더 볼 만한 영화를 선택하겠지? 보지 못하는 나머지 한 편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 온 친구에게 이야기를 들을 거고. 스포일러를 듣기로 결정한 영화는 직접 보고 싶은 영화보다 덜 중요한 거니까 이런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소중하다면 오히려 스포일러를 더 알고 싶지 않다는 결론이야.


물론 자신의 인생을 영화나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못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자신의 인생과 미래가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알고 실수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그러나 이런 생각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아주 작은 한 조각만 보는 거야.


국어사전에 ‘스포일러’의 뜻은 ‘영화의 줄거리나 주요 장면 등을 미리 알려주어 재미를 떨어뜨림’이라고 되어 있고, 영영사전의 뜻은 ‘훼방꾼, 손상시키는 사람, 상대팀의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어. 두 가지 뜻 모두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이지?


스포일러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이고, 손상시키는 것이고,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거야. 네가 이해하기 쉽게 스포일러에 비유해서 말했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자녀들이 거짓 신들에게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해 의논하거나 물어보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으셨어. 혹시 주위 친구들이 재미로 타로 점을 본다 해도, 자신의 사주가 어쩌고저쩌고 해도 너는 그런 것에 대해 호기심조차 허락해서는 안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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