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분의1 시간으론 절대 부족…가정신앙교육 회복 절실

▲ 지난해 7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어린이영성캠프
▲ 지난해 7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어린이영성캠프


168분의1 시간. 교회교육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숫자다. 대체적으로 교회마다 주일학교 부서 예배와 공과과정이 1주일 168시간 가운데 1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다소 푸념이 섞인 말이다. 주일학교가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나름대로 평가되고 있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신앙교육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서 아이들이 1주일에 1시간동안 예배하고 성경을 공부하는 것은 무시하지 못한다. 교회 출석하는 아이들이 이마저도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하나님과 성경말씀을 듣는 것에서 다소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 한 시간으로 주일학교 아이들이 변화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7,80년대 주일학교 아이들이 지금 4,50대가 됐다. 한국교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세대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지금의 장년 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 세대가 영적으로 허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주일학교를 통한 교회교육만으로 성장한 신앙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만큼 믿음에 대한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교회교육과 함께 가정에서 부모들로부터 신앙교육을 받은 장년들은 흔하지 않다. 4,50대는 교회에 특별한 문화가 없어도 북 치는 소리에 교회로 몰려왔던 세대다.


장년들은 교회에서 예배하고 성경을 공부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이것들이 2순위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주일학교 과정을 거친 세대가 다시금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면서 자녀 세대들의 주일학교 교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세대가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교사에는 관심이 없는 기독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물론 다른 영역에서 봉사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다. 주일학교 교육만 받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또다시 주일학교 교육에만 의존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일반학교 공부와 비슷한 양상이다. 일반 공부는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기라도 한다. 하지만 성경공부에 대해서는 부모들의 관심이 덜 하다. 일반 공부에 비해 그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뿐만 아니라 관심을 두지 않아도 현실적으로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인식에서다. 학교 공부는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만 교회교육에서는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게 주된 이유다.


기독학부모들은 1주일 한 시간 주일학교에 자녀들을 맡기면 신앙교육이 저절로 되고 자녀들의 믿음도 쑥쑥 자랄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교사로 섬기지 않는다. 자녀들의 신앙교육은 주일학교라는 교육 부서에 1주일 한 시간 위탁하는 것으로 끝이다. 본인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동안 잠시 봐달라는 식이다. 한국교회 내 주일학교 부서가 생기고 7,80년대를 거치면서 주일학교 교육이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이제 이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1주일에 예배와 공과공부 등 한 시간 남짓으로는 자녀들과 다음세대들을 개혁주의 신앙인으로 양성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세대 신앙교육은 100% 가까이 주일학교 교육에 몰려있다. 주일학교가 교회 내 제도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것만으로 신앙교육이 다 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교회 각 교단이나 초교파적으로 어린이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양질의 공과와 찬양과 율동을 공급하고 있다. 교육기자재는 3,40년 전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그에 따라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좋은 기자재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신앙교육은 오히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주일학교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들과 함께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이다. 믿지 않는 부모들의 자녀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제는 아이들만 교회에 나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교회 각 교단의 통계에 따르면 계속해서 주일학교 어린들의 출석 숫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개체교회 전체 교인 수 가운데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청소년 세대들이 20% 남짓 밖에 안 되지만 이들이 한국교회 미래의 100%라는 것을 놓치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이들이 한국교회의 희망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주일학교만으로는 아이들을 신앙교육 하는데 역부족이기 때문에 가정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고 가정신앙교육이 새로 발견되거나 개발된 것은 아니다. 이것이 개혁주의 전통으로 전수됐으나 먹고 사는 문제로 바쁘게 생활하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교회에 전적으로 위탁함으로써 자녀들을 언약의 백성으로 양육하는 사명을 잊었을 뿐이다. 이제는 자녀들의 교육을 다시 가정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언약에 기초한 가정신앙교육은 한국교회의 위기와 주일학교의 위축과 함께 더욱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사회와 마찬가지로 교회 내에서도 저 출산이 대두됨에 따라 언약의 자녀들이 줄어들고 있어 한국교회의 미래에 불리하게 작용되고 있다.


주일학교 교육만으로 자란 세대들이 한국교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가정신앙교육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기독학부모들조차 세속적인 가치관을 따라갈 경우 한국교회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것은 신자 수의 감소뿐만 아니라 믿음 문제에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약화로 결국 장년이든 아이든 간에 신자들이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자녀들과 다음세대들의 신앙교육이 절실하다. 지금의 부모세대는 과도기다. 가정신앙교육에 대해 별로 접해보지 못한 부모세대들이 이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녀들을 신앙인으로 길러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교회는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들이 가정에서 신앙의 롤 모델(role model)로 서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함께 자녀들과 가정예배, 성경 읽기, 성경공부와 연구, 기도, 찬양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곤고히 하며, 아이들의 학업 등 삶의 모든 영역을 성경적 가치관으로 바라보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회는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고 가정은 믿음으로 세워나가야만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2017년. 개혁주의의 전통을 따라 가정에서 자녀들을 언약의 백성으로 양육하는 사명을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개혁에 동참하는 일이다. 가정신앙교육은 개혁교회가 오랜 전통을 통해 지금의 교회에 전수한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에 교회가 주일학교 교육과 함께 가정으로 눈을 돌리고, 전 세대에 걸친 말씀묵상(QT)집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정신앙교육은 더욱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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