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학문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이나 성경말씀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곤 해.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에 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어머니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말씀에 대한 질문에는 많이 조심스러워. 어머니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주어서는 안되니까. 그렇지만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꼭 말해주는 게 있어.


성경말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말씀을 정확히 알고 더욱 실천하기 위한 질문도 있고, 가끔은 지키고 싶지 않아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어. 물론 질문하는 학생들의 깊은 의도를 어머니가 모두 알 수 없지만, 그 말씀을 곧이곧대로 실천하고 있는 지금 현실이 맞느냐는 식의 질문에 그것을 더 하고 싶어서 질문하는지 굳이 하고 싶지 않아서 질문하는지 물어보면 후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삶이 예배라고 하는데 주일마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기도는 호흡이니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십일조는 구약에서 언급된 것인데 지금도 십일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이야. 이 중에서 특히 십일조에 대한 질문이 많은 편이야.


인준아, 너는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가지고 있니? 사실 어머니의 관심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보다는 이런 질문의 의도야.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헌금하는 것에 더욱 더 시간과 노력과 물질을 드리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그 반대의 의도라면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어머니의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대학생 때(고등학생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 출옥성도인 안이숙 사모님이 교회에 오셔서 간증하신 적이 있어. 연세가 많으셔서 거동이 여의치 않으셨던 사모님의 여러 말씀 중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옥고를 겪으셨던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그 당시 현재 사모님의 헌금생활에 대한 거야. 사모님은 십일조가 아니라 십의 구조를 헌금하신다고! 출간한 책이 팔리는 등 이런 저런 일로 수익이 있는데 그 중 십의 일조만 있어도 자신은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충분히 생활하실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최소한으로 돈을 사용하신다는 거였고. 십일조를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어머니는 안이숙 사모님의 이야기를 해 주곤 해.


헌금이 자신이 가진 것의 일부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의 은혜로 얻게 된 것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라는 것을 안다면 십일조를 아직도 해야 하느냐 하지 않아도 되느냐라는 질문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인데 십일조든 십의 구조든 무엇이 상관있겠니? (신학적인 관점에서 어떤 답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준아, 성경말씀이나 신앙생활에 대해 질문이 생길 때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봐. 네가 조금이라도 편하기 위해, 혹은 너의 유익을 추구하기 위한 질문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을 삶 속에 더욱 정확히 실천하기 위한 질문인지. 전자라면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을 잠시 멈추고, 후자라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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