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학생이 질문할 것이 있다며 어머니를 찾아왔었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기쁨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인데 단순한 것이라 해도 다른 각도로 접근해서 독특한 관점을 말하기 때문에(더군다나 성격이 유쾌해서) 그 학생이랑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워. 그래서 어떤 질문이 있을까 기대가 되었지. 그 학생의 질문은 마태복음에 기록된 ‘착한 행실’에 관한 것이었어.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장 16절)


질문의 요지는 ‘착한 행실’이라는 범위에 관한 것이었어. ① 착한 행실이 법을 잘 지키고, 윤리적이고 바른 삶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② 만일 그 정도의 범위라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선행이 자신의 내세를 결정한다는 사람이 행하는 착한 행실과 어떻게 다른지 ③ 자신의 착한 행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착한 행실에 비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④ 준법정신과 윤리적 삶만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진정한 영광이 되는지 ⑤ 혹시 ‘착한 행실’의 범위가 법과 윤리를 넘어선 것은 아닌 지였어.


질문을 가만히 들어보니 핵심 질문은 ⑤번이었고, 질문의 답을 알고 싶다는 것보다 나름대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 기독교대학에서 기독교적 지성과 기독교적 학문에 대해 배우다보니 사회적 질서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 교회중심의 생활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책임성을 알게 되고, 그러한 관점으로 ‘착한 행실’을 읽으니 위와 같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생각했나봐.


너는 어떻게 생각해? ‘착한 행실’이라는 것이 사회적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잘 지키는 것에 국한되는 것 같아? 아니면 그것을 포함해서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아? 그 학생에게 ⑤번에 대한 답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말해보라고 했더니 어머니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더라고.^^ 그러한 답을 생각해낸 학생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너에게 ‘착한 행실’의 범위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어. 법과 윤리를 지키는 것, 그것도 아주 높은 수준에서 지키는 것은 아주 당연히 해야 할 거고. 그러한 당연한 것을 넘어서 너에게 주어진 모든 환경과 모든 일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함으로써 심각하게 왜곡된 것을 정상이 되게 하는 것도 ‘착한 행실’이라고 할 수 있어.


어머니가 이전에도 말해주었듯이 네게 주어진 모든 신분은 소명이고, 네가 해야 할 일들은 하나님이 네게 맡기신 경작해야 할 창조세계야. 집에서 자녀의 역할이나 공부하는 목적(성공이나 직업을 얻는 수단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연구하는 것), 청소년의 여가 생활 등을 요즘 유행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는 것, 다시 말해 네게 주어진 소명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행하는 선한 청지기 역할을 하는 것이 ‘착한 행실’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그것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할 때 잘못된 것들이 바르게 되는 것(착한 행실)을 보고 그들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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