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마을)와 함께하는 교회교육…마을 만들기, 평생교육 제안

▲ 2018년 10월 2일 서울 은혜교회당에서 열린 총회교육원 2019 교회교육 정책 세미나. 2018. 10.02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2018년 10월 2일 서울 은혜교회당에서 열린 총회교육원 2019 교회교육 정책 세미나. 2018. 10.02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고신 총회교육원은 2018년 10월 22일과 25일 부산 신흥교회당과 서울 은혜교회당에서 ‘지역사회(마을)와 함께하는 교회교육’이란 주제로 2019 교회교육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부산지역 조성국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가 ‘지역사회,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목회와 교회교육’, 서울지역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교육’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이와 함께 고재만 목사(인천제2교회)가 ‘인천제2교회의 지역 섬기기’, 민성수 목사(거창 고제교회)가 ‘작은 교회가 지역을 바꾸다! 고제교회 이야기’란 주제로 사례를 발표했다.


이에 조성국 정재영 교수의 주제 발표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교육에 대해서 살펴봤다.


“이제 한국 교회는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한다.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역에 대한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그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는 교회가 속한 지역에 복음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정의에 어긋나는 이 땅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아울러 고통에 처한 이웃들에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마음으로 다가서서 그들을 도와야한다.”며 “그렇게 함으로 좁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공동체를 이루어야한다. 그것이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 교회의 상황은 어떨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를 비롯해 많은 개신교 관련 조사에서 기독교가 공신력을 잃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한국 개신교가 기존의 성장주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심각하게 요청받는다. ‘교회 공동체’라고 말하지만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이 경험했던 교회의 공동체 요소를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교수에 따르면 ‘교회 생태계’도 깨지고 있다. 개 교회만이 아니라 전체 교회의 공동체성(공교회성)이 약해지고 있다. 2009년 국민일보 조사에 따르면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 교회 5만2905개 중 4만 9192개(93%)가 숫자적으로 작은 교회다. 최근 1년에 3천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통계도 나온다. 교인들의 수평 이동에 따른 큰 교회로의 쏠림으로 교회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작은 교회들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 교회에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가나안 성도’ 현상이다. ‘가나안 성도’라는 말은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찾아다녔듯이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가나안’이라는 말을 거꾸로 읽으면 ‘안 나가’인 것과 같이 교회를 나가지 않는 또는 ‘기성’교회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정 교수는 교회를 떠나 가나안 성도가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기존 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 또는 관료제화 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 이해하면서 가나안 성도들이 스스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본다. 가나안 성도는 그들이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기성 교회에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교회는 어느 종교보다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펼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한국 교회가 더 많이 사회봉사에 나서기를 바란다. 이 같은 현상은 진정성이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된다. 정 교수는 그 이유로 교회의 사회봉사가 일회성 활동, 자기만족 중심, 시혜 성격, 복음 전도의 수단을 꼽는다.


정 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가 펼치고 있는 사회봉사 및 사회복지 활동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베풀어준다는 의식보다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교회가 지역을 공동체화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한다. 교회가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다른 구성원들을 존중하며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전통 공동체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교회는 어떻게 ‘지역공동체 세우기’를 할 수 있을까? 정 교수는 교회가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중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유로 교회는 시민 사회 내의 중요한 자원 결사체, 공동체의 권위를 제시한다. 정 교수는 최근 시민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마을 만들기’에 주목한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주민자치운동으로, ‘마을’이란 시민 전체가 공유하는 것임을 자각할 수 있고 공동으로 이용하며 활용할 수 있는 장이다. ‘마을 만들기’란 그 공동의 장을 시민이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말한다.


정 교수는 “교회는 예배공동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사회 속에 존재하는 시민공동체이기도 하다.”며 “하나의 의례행위로서 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교회가 터한 지역사회를 공동체화 하는 데까지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교회와의 협력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연계 활동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역공동체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교육’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지역사회마다 여러 가지 유형의 교육 기관들이 평생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교수는 “지역사회 교육을 통해 공동체 지향의 평생교육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평생교육의 본질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 교육의 의의는 지역공동체성에 있다는 것. 최근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는 ‘마을학교’와 같은 지역공동체 평생교육에 기독교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기독교인들에게 기본적인 시민교육이 이뤄져야한다.


정 교수는 “교인이 아니라 기독시민에 대한 인식이 이뤄져야한다.”고 전제하고, “교회 안에서는 훈련을 통해 선하고 믿음이 좋은 그리스도인을 만들뿐 아니라 바른 시민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시민 교육을 바탕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하고, 지역을 공동체화 하는 일에 참여해야한다.”며 “기독교 시민교육을 일반 시민교육 차원에서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한다. 지역공동체 운동은 기독교인들끼리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주체의 운동이기 때문에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한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이 함께 지역공동체에 대한 꿈을 나누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도록 인격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정 교수는 “마을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전도의 수단이자 방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시민 사회에서는 교회의 지역사회 참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진정성을 의심한다.”며 “이제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교회가 지역을 공동체화 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교회의 물질과 제도 자원이 지역사회를 위해 효과 있게 활용될 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들과 함께 연합 활동을 하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며 운동의 지속 가능성, 연합 기구 설립 등을 제기하면서 “모든 교회의 구성원들이 기독 시민임을 자각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조성국 교수는 “교회는 지역사회 내에 있는 가정과 학교와 지역사회 및 국가와 필연적으로 상호연관성을 갖는다. 왜냐하면 교회 구성원들이 동시에 모든 기관들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라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목회와 교육을 위해 △전문성과 도덕성의 구비 △산파적 기능과 지원 기능 △기존 기관 사업의 내실 위한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복기지관 위탁 운영 참여를 제안했다.


지역교회가 외딴 섬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며 ‘진정성’을 갖고 지역공동체 운동에 참여해야 할 당위성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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