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선거에 대부분 시간 할애 … 지나친 선거 치중에 자성의 목소리도

▲ 신임회장 정금석 장로가 바통을 이어받아 정기총회 사회를 보고 있다.
▲ 신임회장 정금석 장로가 바통을 이어받아 정기총회 사회를 보고 있다.

▲ 총회가 끝나갈 무렵 총대들이 빠져나가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 총회가 끝나갈 무렵 총대들이 빠져나가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이변은 없었다. 전국주일학교연합회(전주연) 주최로 8월 18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콘도에서 열린 제50회 정기총회에서다. 부회장 4년차를 뒤로하고 부회장 1년 차 후보가 수석부회장이 된 것. 임원선거는 각 노회에서 참석한 대의원들과 실행위원들의 비밀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투표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당사자는 마음이 불편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회장직을 계속 수행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


전주연 정기총회에서 매년 집중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임원선거다. 그 중에서도 남부회장선거다. 이날 정기총회는 약 3시간이 걸렸다. 이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임원선거에 할애했다. 사전에 임원 후보를 공식적으로 조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다보니 총회 현장에서 후보를 내고 선출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임원선거는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남부회장은 5명이다. 이에 남부회장선거는 공천위원회에서 공천한 10명 이상의 후보를 두고 투표가 이뤄진다. 후보는 기존 부회장 4명에다가 주로 임원 가운데에서 부회장 후보로 공천된다. 총회 총대는 개체노회 주일학교연합회에서 파송된 대의원과 전주연 실행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임원선거는 어느 노회, 권역에서 많이 참석하는 지가 관건이다. 이러한 현상이 이번 총회의 임원선거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총대들이 임원선거에서 남부회장 후보들의 역량을 고려해서 투표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속한 노회 또는 권역의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공천된 부회장 후보들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회장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총회 전에 일부 부회장 후보는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만큼 그에 해당하는 노회, 권역에서는 특정 후보를 밀어주자고 의견이 모아지기도 한다. 특히 현 부회장 중에서 그러하다. 이것은 표를 많이 받건 적게 받건 관계없이 해당된다. 후보들마다 사전에 정치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에 정치를 잘하고, 총대가 많이 참석하는 노회, 권역에 속한 후보가 많은 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부회장 후보들의 역량이 임원선거에서 표를 얻는 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주연 발전 위해 충분한 경험 쌓아야”
겉으로는 부회장이 먼저 된 후보로 하여금 가급적 수석부회장을 맡게 하고, 이어 회장으로 섬기게 하자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전주연의 업무를 하나씩 배워서 단계를 밟아 수장의 역할을 감당하자는 이야기는 요원하기만 하다. 2013년 47회 총회에서는 46회에서 4번째로 표를 받은 사람이 부회장 후보로 공천돼 수석부회장으로, 2014년 48회 총회에서는 47회기 총무가 부회장 후보로 공천돼 수석부회장이 각각 됐다. 이에 2010년 44회기부터 부회장으로 섬겨온 두 명의 장로가 48회기에 전주연을 떠났다. 4년간 부회장으로 봉사함에 따라 전주연의 주요 사업과 관련해 운영위원장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전주연의 운영과 사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임원선거에서 표를 제대로 얻지 못해 부회장에 그쳤다. 결국 5년째 부회장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부회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잘 섬기고 떠나면 아름답지 않을까?’라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계속 후배들에게 밀리는 분위기에서 상한 감정을 추스르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46회기부터 부회장으로 섬겨온 모 장로는 이번 50회 총회에서 다시금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그 장로는 이번 전주연의 임원선거를 바라보면서 전주연을 떠난다는 입장이다.


2년 전에도 2명이 전주연에서 멀어지게 됐는데, 올해도 부회장이 마지막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사례가 일어나게 됐다. 임원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고 능력 있는 자가 회장이 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부회장 등 임원을 오래하지 않아도 개인적인 역량에 따라 충분히 전주연을 이끌어갈 수도 있으나 전주연의 발전과 함께 일하는 임원들의 화합과 질서를 위해서는 전주연의 운영과 사업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고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임원선거에서 획기적인 변화의 모습이 있지 않는 한 상처를 입고 중도에 전주연을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전주연은 인재를 놓친다는 점에서 큰 손실이다.


선거방법 대안 제시 불구 회칙 개정 무산
전주연은 남부회장 선거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 총회에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회칙 개정이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한 총대수(212)의 ⅔표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회칙 개정의 주요 골자는 수석부회장의 명칭과 자격과 선거방법 보완이다. 또 임원 봉사자의 결원이 해마다 과속함에 따라 회칙과 운영의 불일치로 인한 부분을 개선하고 공천위원회의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제10조 임원의 자격과 관련, 2항(신설) “수석부회장은 무흠 5년, 본회 봉사 4년, 2년 이상 부회장 역임한 자라야 한다”로, 제18조 본회의 선거방법과 관련, “수석부회장은 남부회장으로 (신설)제10조 2항의 자격을 갖춘 자 중에서 다득표자로 한다”로, “부회장은 현 부회장을 순연제로 하고, 부족한 인원만 선출한다”로 신설하자는 안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또한 수석부회장을 뽑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남부회장 중에 수석부회장 후보의 자격이 된다고 할지라도 수석부회장으로 뽑힌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부회장 외에 다른 임원이나 부회장 1년을 하고서 수석부회장에 선출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회칙 개정과 관련해 일각에서 회칙 개정이 성사되지 못하도록 정치적인 힘을 발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원선거 총회, 자리다툼으로 비춰져
한 참석자는 전주연 총회가 임원선거로 전락했다고 한탄했다. 총회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다루는 것이 바로 임원선거이기 때문에 그러하다는 것이다. 연합회의 일꾼을 뽑는 일은 시급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거나 도무지 관심이 없고 오롯이 누가 큰지,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는 미래 대한민국과 교회의 주역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주기에는 멀기만 하다는 것이다.


정기총회는 1부 예배를 비롯해 2부 회무처리에 상당한 순서가 있다. 회무처리에서는 기도, 성원보고, 개회선언, 회순채택, 전회의록 낭독, 감사·사업·회계·개체노회 보고, 회칙 수정, 임원 개선, 신·구임원 인사, 회기인계인수, 사업계획과 예산 심의, 회의록 채택, 폐회선언이 이뤄진다. 총대들은 각종 보고에 별 관심이 없다. 자료집에 잘 정리돼 있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이에 유인물대로 받는 것으로 넘어간다. 특히 개체노회 보고에서는 한 노회도 보고하지 않았다. 사업계획, 예산 심의, 회의록 채택은 임원회에 맡기는 게 관례다. 총대들은 여기에 관심이 없다. 오직 총회에서 관심은 임원선거다. 그 중에도 남부회장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는 데 집중돼 있다. 수석부회장은 회장으로 가는 관문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전주연의 총회가 임원을 뽑는 것을 비롯해 각종 보고, 50회기의 사업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임원선거로 진을 빼고, 그 결과로 인해 일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겸손한 자세로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총회와 조직으로 만들어가는 게 전주연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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