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 Context’ Series ॥ (82) - 김하연 목사/대구 삼승교회

올해 들어서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빙자하여 유난히 기독교회를 표적으로 과잉 편파 방송을 통해서 교회에 많은 피해를 주었습니다. 예배에 대한 제한도 물론이거니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한 편파적인 시각을 갖게 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많은 기독교인들과 목회자들은 분노했고, 필자도 종종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로마서 12장 21절 말씀은 다시 한번 머리를 숙이게 만듭니다. “악에게 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롬 13:1)는 말씀을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그러면 ‘공의롭지 못한 악한 정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입니다.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혁명이라도 일으켜야 하는가?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 ‘나름 공의로운 국가’를 세우라고 사명을 주시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땅에 오직 ‘하나님의 이름이 존귀케 하고, 그의 나라가 이루어지며, 그의 뜻이 이루어지는’ 일을 맡기셨지 어떤 기독교 국가를 세우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시대에서 사람들은 ‘국가교회’를 꿈꿔 왔습니다. 기원후 4세기 콘스탄틴 대제가 기독교를 인정하고 오직 나라의 통치의 원활을 위해서 국가가 관장하는 교회의 형태를 취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의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오직 하나의 국가, 하나의 황제, 그리고 하나의 종교’를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자기의 로마제국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이런 형태는 매우 위험하기도 한데 왜냐하면 하나님의 교회는 그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어떤 인간 왕이 그 머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교회국가’를 꿈꾸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교회가 왕을 다스리고 국가를 통치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로마 가톨릭이 그러합니다. 또한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활동을 하면서 혹시 기독교 정권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선거전에 특별 후보나 혹은 특정 여당 의원을 불러다가 조찬기도회를 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한 요소가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인간의 탐욕을 적당하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들이 다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권세를 생각할 때에 먼저 몇 가지 점을 분명히 인정하면 이 문제는 그리 복잡한 것도 반드시 이 세상 권세와 충돌할 문제만도 아닙니다.


1)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든 권세는 하나님이 세우셨습니다.


2) 우리는 그들이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가운데 어떻게 쓰임 받을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때로 그들은 정말 악을 행하는 자로, 또는 조금의 선한 역할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그러나 하나님의 공의는 모든 권세 위에서 역사하셔서 심판자로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맡겨진 권세를 잘 사용하지 않으면 그들은 심판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 심판이 언제 어떤 방법인지는 하나님만 아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이 땅에서 그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이름이 드러나고 그를 높여야만 하며 악에 지지 말아야 합니다. 국가에 대해서도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십니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냐고 묻는 바리새인들과 헤롯 당원들에게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21)고 대답하십니다. 이 말씀은 모든 권세를 하나님이 주시고 그 가운데 은밀한 섭리가 있으신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일단 복종하여야 함을 암시합니다. 세금과 그 외의 의무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절세는 하지만, 탈세는 안 된다는 이유도 여기에 근거해야 합니다. 가이사의 권한에 맡긴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드리라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예배,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의 목적, 회개하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영원한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에 나아가는 것, 이런 것을 세상에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 드려져야 할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란 이유로 이 세상의 권세인 가이사의 것을 드리지 않을 수 없고 반대로 이 세상의 권세를 인정한다고 하여서, 하나님의 것을 결코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됩니다. 그분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주인입니다. 세상의 권세 아래 잠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말씀으로 지혜롭게 살아야 합니다. 악에게 지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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