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교육의 개혁’을 통해 가능했다 -고영근 성도(광교장로교회)-

종교개혁과 교육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종교개혁은 하나님과 관계된 교회의 영적인 일이고, 교육은 세상과 관계된 학교의 지식적인 일이 아닐까? 초대 교부 터툴리안은 예루살렘과 아테네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교회와 아카데미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터툴리안의 말은 교회는 세속 학문과 철학 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터툴리안의 이러한 가르침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불행히도 로마 가톨릭이 지배하던 중세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자 하나도 읽을 줄 모르는 소위 까막눈이었다. 중세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해 무지몽매한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였다. 사람들은 스스로 성경을 읽을 수도 없었고, 교회에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과 찬양도 대부분은 알아들을 수 없는 라틴어였다. 심지어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선포하는 사제마저도 라틴어로 된 말씀과 찬양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이 부재한 어둡고 절망적인 시대였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듣거나 읽거나 배울 수 없었던 이러한 중세 암흑의 시대를 끝낼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이 바로 종교개혁자들이 심혈을 기울인 교육의 개혁이었다고 저자 조성국 교수(고신대)는 말한다, 특히 종교개혁자들이 로마교회와 차별화된 참된 개혁교회와 개혁신앙을 확립하려고 첫 번째로 실행한 교육은 바로 교리교육이었다고 조성국 교수는 강조한다.(15p) 종교개혁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려는 개혁이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성경을 모국어로 번역하고 성경책을 출판하여 보급하는 일, 사람들에게 글자와 학문을 가르치는 공립학교를 세우는 일, 성경 말씀을 올바로 해석하여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을 만들고 교회에서 해석된 성경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일, 목회자를 가르치고 양성하는 신학교를 세우는 일, 가정에서 말씀과 교리를 교육하는 일 등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기 위한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 교육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개혁이 남긴 소중한 유산으로서 오늘날 우리가 개혁교회의 아름다운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종교개혁자들의 이러한 교육의 개혁 덕분이었다.

교육은 종교개혁의 부분인 동시에 종교개혁 운동의 실제적인 방법이었으며 교육이 종교개혁의 자연스러운 방법이었던 이유는 루터와 칼빈 등의 종교개혁자들이 관료적인 성직 행정가가 아닌 교회의 교사이자 학자인 학교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조성국 교수는 말한다. 종교개혁자들은 교육을 통해 가정과 교회, 학교, 사회 등 이 세상의 모든 부분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개혁하려고 노력했다. 종교개혁은 교육을 통해 확산된 종교적 사회운동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종교개혁의 목적을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과 영광에 두었으며 교육의 목적도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하나님을 즐거워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사실 종교개혁자들이 공립학교와 신학교, 고등학문을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세운 것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처럼 학문을 위한 학문이나 출세와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학문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종교개혁자들에게 교육은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이 종교개혁을 위해 했던 교육의 개혁을 보면서 오늘날 부실해지고 있고 교회의 교리 교육과 가정 내에서의 말씀 및 교리 교육, 인본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인 공교육 및 대학교육, 출세를 위한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에 빠져있는 한국 사회가 떠올랐고 나 자신부터 많은 반성과 도전이 되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지금 이 시점에 우리 한국 교회와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광이 유일한 목적이 되는 참된 교육으로 되돌아가려는 진정한 교육의 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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