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녹색재단 회장으로 포도원복지센터·그린코리아 등 섬겨

▲ 나무 심기 (사진 정원석 회장 제공)
▲ 나무 심기 (사진 정원석 회장 제공)

▲ 나무 심기
▲ 나무 심기


몸의 장애가 장애 되지 않는 삶, 몸의 장애로 수없이 많은 일을 생각하고 만들어냄으로써 오히려 하루하루 삶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장애인녹색재단 회장 정원석 집사(강남중앙침례교회, 최병락 목사)입니다.


2019년 12월 6일 서울 영등포구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내에 있는 장애인 기업 ‘㈜오투오그린코리아’에서 ‘사랑, 감사, 최선’의 철학으로 장애인, 소외계층과 함께 살아가는 원석 씨를 만나 그의 섬김의 삶과 성탄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장애인, 아침부터 잘 때까지 도전”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체 장애 2급 장애인인 정원석의 별명은 ‘공익인간’입니다. 공익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시민운동가, 인권운동가, 정책전문가, 통일전문가, 환경전문가, 사회복지실천가.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입니다.


“봉급은 안 받고 대신 직원을 더 뽑아서 일합니다. 장애인을 위해서입니다. 내 것을 취하고자 하면 돈을 벌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공익적인 부분이 우선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말씀으로 살아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는 바쁜 삶 가운데서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것입니다.“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잘 때까지 도전입니다. 장애인이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이 걸립니다. 밥을 먹고 옷을 입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살아갑니다.”


정원석은 춘천소년원에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강의하기 어렵다는 그곳에서 그의 강연에 누워있던 친구들이 벌떡 일어나서 잘 들어주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난 너희들이 너무 부럽다. 걷고 싶으면 걷고, 하고 싶으면 하면 되니까.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거든.” 그는 이 중 한 명이라도 정말 올바른 생각으로 거듭나길 바랐습니다.


“직장인 연합예배, 돈 버는 것보다 값진 선물”


정원석은 강조합니다. 장애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비장애인도 살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일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그가 2019년 10월 20일 서울 영등포 두레교회(담임목사 오세택)에서 ‘장애인 이해’ 강연을 통해 새롭게 부여받은 사명입니다. 비장애인을 향해서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장애인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두레교회 강연(2019.10.20)
▲ 두레교회 강연(2019.10.20)

“교회가 장애인 사역을 많이 하는데 장애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인을 도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데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 유형(15가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장애인과 함께 믿음 생활을 하는 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세상이 되는 거죠.”


정원석은 사업장에서 일하면서도 즐겁습니다. 온 가족이 교회에 나가서 신앙생활을 하고 아울러 사업장과 시설의 가족들이 교회에 나가고 하나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 직장예배
▲ 직장예배

▲ 직장인 연합예배-식탁 교제(두레교회)
▲ 직장인 연합예배-식탁 교제(두레교회)
그가 사업장에서 크게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소중하게 얻은 게 있습니다. 바로 직장예배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에는 사업장에서 예배합니다. 매월 첫 주 수요일에는 사업장 옆 두레교회에서 직장인 연합예배를 드리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고 있습니다.


“직장인 예배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식사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돈보다 말씀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값진 선물입니다. 직장인 예배가 필요해요. 직장인들이 살면서 지치고 힘든데 말씀 안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게 귀합니다.”


▲ 정원석 집사 아들 정재민 오토바이사고(전치 27주)
▲ 정원석 집사 아들 정재민 오토바이사고(전치 27주)
특히 그는 2018년 12월 오토바이 사고를 크게 당한 아들을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이 아들 예수를 이 땅에 보내주신 심정을 느낍니다. 그의 아들은 그 사고로 온몸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들이 죽었다가 살아났습니다. 지금 95% 회복됐습니다. 하나님이 살려주셨습니다.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장애인들과 취약계층에 일자리 제공해요”


정원석(사회복지학 박사)은 다양한 장애인 시설과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녹색재단 중앙회장(환경부 법인 제412호), 여성장애인 전용 단기거주시설인 ‘포도원복지센터’ 원장, ㈜오투오그린코리아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1년 8월 설립한 ㈔한국장애인녹색재단(
http://www.ablegreen.org/)을 운영합니다. 이 재단은 생명, 평화, 환경을 기본이념으로 장애인이 중심이 된 녹색 사업을 펼쳐 생명존중과 인류평화 그리고 녹색성장을 이루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녹색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 제4호 장애인 탄소상쇄 숲
▲ 제4호 장애인 탄소상쇄 숲


동 재단은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CJ대한통운, 한국그린자원㈜와 함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매년 한강 둔치에 1000그루 미루나무(포플러) 심기를 통해 ‘장애인 숲’을 만들어갑니다. 2019년 3월까지 제5호 장애인 산림탄소상쇄 도시 숲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나무가 많이 자라서 시민들이 쉬기도 하며, 탄소 배출량도 낮추고 있습니다.”

▲ 한국장애인녹색재단 녹색섬유사업단 옷 만들기
▲ 한국장애인녹색재단 녹색섬유사업단 옷 만들기


동 재단은 나무 심기와 함께 취약계층의 일터 ‘중증장애인 생산시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색섬유사업단에서 장애인 30명 정도가 옷을 만들면서 경제적인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2016년 10월 설립한 ㈜오투오그린코리아(
http://o2ogk.com/)는 장애인 기업입니다. 공기청정기, 엔진세정제, 빗물제거기 등의 환경제품을 만들고, 살충제 탈취제, 친환경 유기농 자재 등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보다 이 기업을 통해 장애인들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기 와서 돈을 번 것은 없습니다.”


▲ 포도원복지센터 개원 8주년 기념식
▲ 포도원복지센터 개원 8주년 기념식

▲ 포도원복지센터 야외나들이 (사진 정원석 회장 제공)
▲ 포도원복지센터 야외나들이 (사진 정원석 회장 제공)


“포도원복지센터 통해서 큰 역사 일어나요”


정원석은 최초로 여성장애인 전용 단기거주시설을 설립했습니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포도원복지센터’(
http://vwclove.org)입니다. 2009년 9월 9일 개원한 이 센터에는 12명 여성장애인이 거주합니다.


“제가 교회를 30년 정도 다니는데 전도에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이 센터를 통해서 큰 역사가 일어납니다. 거기에 있는 분들이 함께 기도하고 찬송하고, 믿지 않았던 식구들이 교회에 나갑니다. 사찰 밑에 있는 이 센터에서는 늘 찬송과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센터가 교회가 된 거 같아 좋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사회복지활동을 해오는데 이 센터를 통해서 큰 은혜를 받습니다.”


동 센터는 성탄절이 되면 자체적으로 행사를 엽니다. 성탄 트리도 만들고 성탄 노래도 부르고 선물도 교환하고 성탄 예배를 드립니다.


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은 한 번씩 집에 가도록 부모들과 보호자들에게 권유합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가족 간의 유대를 계속해서 지켜가기 위함입니다. 서울시에서 재정을 지원하는데 모자라는 부분은 후원자들의 사랑으로 감당합니다.


각 사업장에는 장애인들만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일자리와 그들이 거주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과 교육장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정보화 교육과 체육활동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정원석은 시설과 사업장 외에 외부활동도 많이 합니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로 활동하면서 복지관, 직업재활시설, 자립생활센터, 서울시농아노인지원센터 등에서 운영위원장 등을 맡아 섬기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하나님 증거 하기 위해 살아가요”


그는 꿈이 있습니다. 예수를 증거 하는 강연자로 거듭나고 싶다고 합니다.


“복음을 전하고 싶어요. 장애인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고 싶어요. 장애인들이 살아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큰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이 힘이 되어주시고 있어요. 비장애인이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장애인은 더 힘들어요. 그래도 살아가요.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장애인은 하나님을 증거 하기 위해 이 세상에서 살아가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그의 마음에 와닿는 성경 구절입니다. 그가 장애인 사역을 활발하게 하는 데 근간이 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복지를 실현하고 싶어서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고령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싶습니다. 박사 논문도 그것으로 받았습니다.”


▲ 장애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정원석 집사(한국장애인녹색재단 회장)
▲ 장애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정원석 집사(한국장애인녹색재단 회장)

▲ 단식 투쟁
▲ 단식 투쟁
정원석은 논문을 쓰면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비장애인은 노인이 되면 상실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은 장애를 갖는 날부터 상실감, 소외감으로 살아서 노인이 되더라도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활동 보조 지원제도로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65살이 되면 장애인 지원이 끊어지고 노인요양원으로 넘어갑니다. 몸도 못 움직이는데 시간도 5시간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 간담회
▲ 간담회

▲ 환경교육
▲ 환경교육

현재 장애인 260만 명(2018년 장애인실태조사 통계)에 노인장애인은 47%입니다. 하지만 정원석은 노인 정책이 없어 안타까워합니다. 후천적 장애인은 전체 등록 장애인의 90%를 차지합니다.


“노인장애인은 죽으라는 것입니다. 이에 노인장애인 정책 개선을 위해서 힘쓰고 있습니다. 하루 단식하면서 투쟁하기도 했습니다.”


정원석은 퇴직할 나이에 할 게 너무 많아 오히려 즐겁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면 서로 대화가 잘 된다고 합니다. 모두가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내, 아들딸과 사위가 그러합니다. 그는 연예인처럼 살아갑니다. 장애인과 연예인은 같은 점이 많기에 그러합니다. 장애인과 연예인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정원석은 성탄절, 예수의 탄생은 낮은 자를 돌아보는데 큰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위기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믿는 사람들에게 성탄절은 예수님의 오심의 의미를 기억하는 것과 함께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 가족사진
▲ 가족사진
정원석은 개인의 이익과 안위가 아니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며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장애’를 생명을 살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함께하는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정원석 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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