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차례 어려운 교회, 사택 등 개보수·리모델링으로 봉사활동

▲ 춘천 감정리교회 사택 리모델링
▲ 춘천 감정리교회 사택 리모델링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아낌없이 내고 달란트를 활용해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축업자들을 중심으로 2009년 2월 23일 설립된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예사모, 회장 정평석)입니다. 매년 한 차례씩 형편이 어려운 교회, 사택 등을 선정해 낡은 공간을 개보수하는 등 ‘건축’이란 달란트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9월 10일 예사모 총무 김장규 장로(남일교회)로부터 예사모의 시작과 활동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우리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어떨까요?”

2009년 서울 노량진에 고시원 신축 바람이 불던 때입니다. 건축업자, 토목, 소방감리, 건축자재 등 다양한 분야의 건축업자들이 함께 고시원을 신축하면서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습니다. 예사모 총무 김장규 장로는 예사모가 만들어지기 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합니다. “우리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어요.”

각 분야의 건축업자들이 고시원을 함께 건축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스도인들이 주축이 돼 모이게 됐습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단체의 특성을 규정하는 이름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지어졌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가운데 건축 협력업체 사람들, 비그리스도인들도 규합하고 그들에게 전도하는 일도 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건축업자 사장 김려선 장로(화성 베들레헴교회)가 중심축이 됐어요.”

예사모는 4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주축이 됐습니다. 건축업자 사장을 중심으로 모임도 잘 이뤄졌습니다. 봉사활동도 자연스럽게 농촌교회, 시골교회로 연결됐습니다.

▲ 청북중앙교회 본당 리모델링
▲ 청북중앙교회 본당 리모델링

“성탄예배 때 너무 감격해서 울었어요”


예사모가 결성되고 2010년 첫 봉사활동에 나선 곳이 경기도 가평 이화교회입니다. 이 교회를 시작으로 춘천 감정리교회 사택 리모델링, 청북중앙교회 본당 리모델링, 서울 성북구 제일교회 식당 보수, 홍성 서부중앙감리교회 본당 리모델링 및 사택, 연탄 제공, 포천 화재 현장 보수, 서울 대방동 화재 현장 보수 등의 사업을 펼쳤습니다.

“이화교회 성도들이 주일에 본당에서 밥을 먹고 오후에 예배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막에 비닐을 둘러놓고 식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식당을 지어주자고 마음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예사모 회원들은 각 업체의 자재를 가져와서 콘크리트 매트를 치고 샌드위치 패널로 33.06㎡(10평) 규모의 식당을 하나 지었습니다. 1박2일에 걸쳐 아늑한 공간의 식당이 완성됐습니다. 비용은 자체 회비로 충당했습니다. “목사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두 번째 찾은 곳이 춘천 감정리교회입니다. 건축업자의 부인이 옥수수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돼 연결됐습니다. 목사 사택의 지붕이 태풍에 날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임원들이 방문한 후 봉사의 절실함을 알리고 부부동반으로 해서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1박2일 동안 슬레이트 지붕을 뜯어내고 샌드위치 패널로 지붕을 덮었습니다. 이틀 꼬박 밤 10시까지 작업했습니다. 봉사활동 이튿날이 수요일이라 그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렸습니다. 회원 가운데 비그리스도인도 있었는데 예배에 모두 함께했습니다. 이 예배에서 담임목사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서울 모 병원 총무과장으로 재직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늦게 신학을 공부하고 이곳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이 하나님이 때를 따라 공급해주시는 것을 간증해주시는데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시골에서 목회하는 분이 이렇게 어렵구나!’ 생각했습니다. 그곳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 우리들의 일에 비해서 오히려 받아온 영적인 유익이 너무 컸습니다.”

예사모는 서울과 포천의 화재 현장을 보수하기도 하고, 사역할 곳을 찾지 못한 해는 그냥 그 해를 지나갈 수 없어서 봉사단체에 연탄 3천장 값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예사모는 지난해 말에 큰 공사를 했습니다. 교회 창립 80주년을 맞은 당진 삼봉감리교회(담임목사 김성선)와 함께 홍성 서부중앙감리교회(담임목사 현태현) 예배당과 사택을 리모델링했습니다. 삼봉교회가 창립 80주년 사역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하던 중에 김성선 목사가 지역의 힘든 교회를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서부중앙교회를 보게 됐습니다.

이 교회 리모델링에는 적지 않은 어림셈이 나왔습니다. 이에 공사에 들어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삼봉교회가 건축비용을 후원하고 예사모 건축업자 회원들의 섬김으로 30년 된 서부중앙교회의 본당과 사택이 새롭게 도약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홍성 서부중앙감리교회 본당 리모델링
▲홍성 서부중앙감리교회 본당 리모델링


“2018년 11월말 경에 공사가 시작됐는데 성탄절(12월 25일)에 입당할 수 있도록 맞춰달라는 거예요. 이 공사를 위해 회장과 총무는 1주일에 두 번씩 내려갔어요. 12월 24일 밤늦게까지 작업했고요. 결국 새 공간에서 성탄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어요. 성탄예배를 드리고 나서 담임목사가 ‘저도, 성도들도 어제 성탄예배를 할 때 너무 감격해서 울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예사모는 본당을 리모델링한 후 남은 예산으로 교회당 옆에 있는 사택도 수리했습니다.


“공사 후 입주할 때 사모님이 결혼하고 나서 제일 좋은 집으로 이사 온 날이라면서 좋아하셨어요.”


서부중앙교회는 2019년 3월 16일 리모델링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300만원 비용으로 1000만원 공사해요”

2009년 친목활동을 위해 모인 예사모는 2010년부터 이화교회를 시작으로 1년에 한군데씩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돕는 것으로 사업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우리 회에서 한 번 봉사를 나가면 300만원 정도 드는 데 1000만원이 넘는 공사입니다. 인건비가 없으니까요.”

예사모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다니는 게 쉽지 않습니다. 회원들이 모두 사업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알아보고 연결되면 봉사활동에 나섭니다.

“하나님이 1년에 한 번씩 갈 곳을 정해주는 데 모두 절박한 곳입니다. 시골 교회, 절박한 교회가 연결되면 좋은데 우리가 전문사역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교회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도심의 미자립 교회는 시골 교회만큼 절박함이 묻어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조그마한 미자립 교회가 어렵다고 해서 한 번 방문했는데, 상가건물에 있는 미자립 교회는 시골 교회처럼 애절한 마음, 절박한 마음이 안 들어요. 그래도 조금만 움직이면 보수할 수 있어서 작업해드리고 왔습니다.”

예사모가 한 때 건축업자 사장의 어려움으로 모임의 중심축이 흔들리면서 해체될 뻔한 위기에 처했으나 임원들이 기도로 도우심을 간구했을 때 홍성 서부중앙감리교회 본당 리모델링과 사택 공사를 통해 더 큰 새로운 비전을 허락받았습니다. 지난 2월 23일 10주년 행사도 열었습니다.

“회원들이 다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기도로 작업을 시작하고 기도로 마쳐요. 회원들은 예사모가 기독교 관련 이름이라는 것도 알아요. 봉사활동을 하다보니까 90%가 교회 쪽으로 연결되고 있어요.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일해요.”


▲ 남일교회의 문경 산양교회 사택 보수
▲ 남일교회의 문경 산양교회 사택 보수


“개체 교회·노회가 어려운 교회 돌봐야죠”


김장규 장로는 예사모의 어려운 교회 등의 리모델링과 개보수와 어려운 교회를 돌아보는 사역이 개체 교회 전도회나 노회 남전도회연합회로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교회 전도회가 주로 친목 모임의 경향이 강한데 섬김과 나눔의 사업을 함께하자는 것입니다. 실제 이러한 사역으로 농어촌 교회들을 섬기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이에 김 장로는 자신이 섬기고 있는 남일교회 남전도회에 이 사업을 도입했습니다.


“저희 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문경 산양교회의 기도제목이 매주 금요일 올라오는데 사택이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그것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거예요. 이에 남전도회 사업으로 시작했어요.”


남일교회 전도회는 지난해 창문, 장판 등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등 산양교회 목사 사택을 말끔하게 보수했습니다. 3남전도회는 이 사업이 명문화됐습니다.


남일교회 전도회는 서울서부노회 미자립교회 순회헌신예배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합회 순회헌신예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헌금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헌금은 연합회의 예산으로 사용됩니다. 이 때문에 규모 있는 교회를 찾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서울서부노회 남전도회연합회(회장 김장규 장로)는 순회헌신예배에서 나온 헌금을 해당 교회에 돌려줍니다.


“노회가 미자립교회를 돌아보고 살피고, 그 교회의 기도제목에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노회 순회헌신예배 때 우리 교회 남전도회원들이 참여해서 힘써 헌금하고 그것을 해당 교회에 드리고 옵니다. 이에 그 교회 목사가 너무 고마워합니다. 어렵게 목회하시는 분은 ‘노회가 우리에게 힘이 되는구나!’ 생각합니다. ‘정말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결의에 찬 목사님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보람이 됩니다.”


남일교회는 8월 14-19일 필리핀 단기선교에서도 원주민들의 집을 고쳐주는 한편 문화사역을 펼쳤습니다. 예사모의 사업이 개 교회를 통해서 선교지에도 도입된 것입니다.

▲ 남일교회의 필리핀 단기선교- 주택 보수 (사진 예사모 제공)
▲ 남일교회의 필리핀 단기선교- 주택 보수 (사진 예사모 제공)


예사모 회원들이 다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목적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합니다. 이들의 섬김과 나눔으로 어려운 교회 목회자들이 웃음을 되찾고 다시금 소명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개체 교회와 노회 남여전도회연합회에도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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