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우와 가족의 복지 위해 봉사하는 ‘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

▲ 암복선 서울 본부 압구정교회당에서 ‘발반사(〔足〕反射, foot reflexology)’ 봉사.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암복선 서울 본부 압구정교회당에서 ‘발반사(〔足〕反射, foot reflexology)’ 봉사.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디스트레스 힐링으로 얼굴 밝아져요”


말씀전원교회 라은경 집사는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이사장 한진환 목사, 회장 김종찬 목사·이하 암복선) 본부가 있는 서울 강남구 소재 압구정교회(담임목사 노은환)당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만남으로 희망을 되찾아서입니다. 이곳에서 다방면 봉사자들의 섬김도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라 집사는 2012년 출산한지 1주일 만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에 있습니다. 투병생활 가운데 암복선을 만남으로 웃음이 살아났습니다. 주일에 본 교회에서 예배 말씀으로 힘을 얻고 ‘발〔足〕 반사(反射)’ 등으로 섬김이 이뤄지는 이곳에서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받습니다.


“첫 날 기도해주고 발반사 봉사자들이 거리낌 없이 3,40분 정도 발을 만져주는 데 울컥했어요. 여기서 발반사 섬김을 받으면 1주일이 평안해요. 어느 암환우 집사님이 ‘주의 은혜로 얼굴이 밝다’고 말한 것이 저의 고백이 됐어요.”


매주 화요일 압구정교회당에서 암환우들이 서로 만납니다. 발반사 봉사자들도 함께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암환우를 위해 섬기는 ‘디스트레스(distress) 힐링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배, 발반사, 식사, 교제가 핵심 요소입니다.


이른 아침 암환우들과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예배합니다. 암환우들은 그 동안 마음이 닫혀 설교를 제대로 듣지 못했으나 이 예배에서 설교가 들립니다. 암과 싸우고 있는 김종찬 목사가 말씀을 전함으로 더욱 그러합니다.


김 목사는 말합니다. “암환우들이 여기 와서 듣는 설교가 그렇게 은혜가 된다고 해요. 암(癌)을 경험한 목사가 설교하니까 공감이 가고 더욱 희망이 생긴다고요. 암환우들이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눈물을 많이 흘려요.”


예배 후에 발반사 봉사자들은 암환우들을 발반사와 대화로 섬깁니다. 발은 인체의 축소판으로, 모든 장기와 기관이 연결된 돼 있으며 제2의 심장으로 불립니다.


‘발반사(〔足〕反射, foot reflexology)’요법은 발을 자극함으로써 인체의 여러 기관을 건강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대체요법의 하나로, 발의 특정 반사구(reflex zone)를 자극해 그 반사구와 상응하는 내부 장기의 질병, 스트레스, 통증 및 생리적 불균형 상태를 경감시켜주고 인체의 항상성(恒常性)을 가져다줍니다. 발반사는 몸의 허약한 부분을 발견해 장기나 기관의 기능을 향상시키며,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혈액 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시킨다고 합니다.


▲ 암복선 서울 본부 예배.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암복선 서울 본부 예배.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압구정교회 성도들이 암환우와 봉사자들을 위해 주방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압구정교회 성도들이 암환우와 봉사자들을 위해 주방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9. 3.26 / 기독교보 © 기독교보 이국희 기자

▲ 식사와 교제. (사진 암복선 제공)
▲ 식사와 교제. (사진 암복선 제공)


“암환우의 발을 만져주면 눈물을 흘려요”


봉사자들은 발반사에 앞서 암환우들의 발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발반사 치료는 3,40분 정도 진행됩니다. 봉사자들이 서너 명을 섬기고 나면 체력이 고갈됩니다. 봉사자들 가운데에도 암환우들이 있습니다. 암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암환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섬기는 것입니다.


“저도 암의 경험이 있어 암에 걸린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긴 것처럼 암환우들의 발을 만짐으로 그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기쁨을 얻길 바라고 있어요. 기쁨으로 이 일을 감당해요.”


고령의 나이에 발반사로 봉사하는 이훈교 장로(경신교회)는 위장관기질종양으로 위를 70% 정도 잘라내고 지금도 치료받고 있습니다.


오은택 장로(압구정교회암환우복지선교회 회장)도 2009년도 간암절제수술을 받고 2015년부터 발반사 봉사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암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일 때 힘들어하는 암환우들에게 천국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이 분들이 발을 만져주면 눈물을 흘려요. 마음이 회복되는 게 느껴져요. 여러 명을 섬김으로 지치지만 그 분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저의 기쁨이 더 커요.”


“발반사 봉사자들의 눈물겨운 헌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섬기는 자들의 수고를 보면서 감동을 받아요. 발이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고 위로하는 통로에요. 제가 가진 작은 기술이 여기에 올 수 있는 끈이에요.”


암복선 훈련원장 이은미 사모(동두천 동성교회)도 발반사 봉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반사 교육과 함께 봉사자들의 발반사 섬김에 앞서 암환우들의 발바닥 촉진으로 봉사자들과 암환우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 원장의 남편 목사는 간경화로 투병 중에 2003년부터 6년 간 이 사모로부터 발반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이 프로그램에 함께했던 김은혜(가명, 유방암) 성도는 말합니다.


“매주 화요일 여기 왔는데 봉사자들이 너무 정성스럽게 잘해줘서 눈물이 나요. 예배할 때마다 울었어요. 치료받고 가면 잠도 잘 오고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에요.”


광주가 집이 김 씨는 다음에 서울에서 정기검진이 있을 때 화요일에 맞춰 다시 오려고 합니다.


발반사 봉사 후에는 압구정교회 권사 등 성도들이 맛있게 준비한 점심이 제공됩니다. 봉사자들은 평소 먹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암환우들을 위해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봉사자들은 암환우들이 암을 이겨내고 더욱 행복한 삶을 찾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식사 시간은 암환우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교제의 장입니다. 암환우 선후배의 만남으로 희망을 보고 위로와 치유가 됩니다.


“우리들이 기쁨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 있어요. 암환우들을 보니까 마음이 아파요. 그 분들이 잘 드시고, 웃고 기쁘게 해드리고자 최선을 다하는데 부족하기만 해요. 암환우들이 점점 나아지면 좋겠어요.” 식당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순자 권사(압구정교회)의 말입니다.


▲ 집회
▲ 집회

▲ 교육
▲ 교육

▲ 임상 실습 (사진 암복선 제공)
▲ 임상 실습 (사진 암복선 제공)


“집회·교육·임상실습으로 함께해주세요”


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의 시작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종찬 목사 부부가 암 진단으로 병원을 다니며 치료받는 과정에 다른 환자들에게 전도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2014년 3월 25일 최문식 목사(샘물교회)의 설교로 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 창립감사예배가 드려졌습니다.


암환우와 가족들의 복지, 삶의 질 향상, 건강 증진 프로그램(디스트레스 힐링 프로그램), 회원 간 교류 및 친목 도모, 봉사자 교육 및 양성, 국내외 지회 설립, 국내외 선교 등의 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암복선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 성경적 기초를 두고 있어요. 강도(암) 만난 자의 이웃이 되고, 우는 자(암환우)들과 함께 울고자 해요. 암환우들이 처음에 올 때는 죽을상을 하다가도 본부에서 발반사 등 섬김을 받고 투병 선배들이 함께하는 것을 보면 웃고 다녀요.”


부이사장 겸 기획이사인 노은환 목사의 말입니다.


암복선은 서울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해외로 암환우 섬김 사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제주, 거창, 아산, 부산, 충청, 전라 지회가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튀니지, 바르셀로나, 영국 등 3개 해외지회가 세워졌습니다. 아산지회 외에 국내외 모두 고신교회가 중심입니다. 각 지회의 회원교회에서도 본부와 같이 디스트레스 힐링 프로그램 등으로 암환우와 지역주민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해외지회와 더불어 올해는 고신교회와 예장 통합과 합동 교단에 각각 2개 지회를 더 세우고자 합니다.


한 개 지회에 수 십 개의 교회들이 회원으로 가입돼있습니다. 회원교회의 암환우가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자할 때 협력병원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담임목사가 암복선 회원으로 가입하면 해당교회 교인들은 암복선의 혜택을 받습니다. 하지만 각 지회가 설립될 때 회원교회들에게 암복선의 3개 필수 권고사항을 제시합니다. 바로 집회와 교육과 임상실습입니다.


“우리 선교회는 회원제에요.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에게 회원이 아니라서 도움을 드릴 수 없다는 아픔을 갖지 않기 위해 지회 설립을 서두르고 있어요. 회원교회들에게 필수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암환우 섬김 사역을 하도록 요청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해 부족으로 아직까지 호응을 많이 얻지 못하고 있어요.”


김종찬 목사는 회원교회들이 이름만 올려놓고 암환우가 생기면 도움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아 안타까워합니다.


암복선은 1년에 한 번 발반사를 시술하는 회원교회들을 방문해 격려하고 시술활동을 점검합니다. 암복선 내 전국발반사봉사자회(회장 박매자 권사)가 조직돼 발반사 봉사자들이 1년에 두 차례 연합수련회로 모입니다. 이 때 시술하는 자세를 교정하고 고급기술도 전수합니다.


암복선의 주 사역은 암환우를 섬기는 것입니다. 여기에 발반사가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암환우는 수술이 끝이 아니라 수술 이후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하기에 교회는 수술 이후 암환우와 가족들을 섬기기 위해 준비해야합니다. 이에 암복선은 회원들에게 선교회의 필수 권고사항을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미래 암환우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알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투병 중인 환우, 미래 수술 후 돌아올 환우를 위한 복지를 준비하는 게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02-540-4400, 010-3845-4146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