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 회장 김종찬 목사
“암환우는 ‘디스트레스’라는 정신적 질환에 빠져요. 충격, 현실 부정, 분노, 공포, 불안, 우울, 자책, 고독 등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어요. 디스트레스가 무서운 것은 가족들에게 전이가 된다는 거예요. 디스트레스에 빠지면 생활 자체가 안 돼요.”
국제암환우복지선교회(이하 암복선) 회장 김종찬 목사는 말합니다.
“목사들과 성도들이 암(癌)에 대해 아는 극히 한 부분만 갖고 암환우를 위로하면 안 돼요. 목사들이 암환우를 심방할 때 많이 실수해요. 암환우의 등을 가볍게 비벼주거나 함께 울면 돼요. ‘힘드시죠. 제가 꼭 기도할게요’라고 한 마디만 하면 돼요. 암환우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기도하세요’에요. 기도가 싫은 게 아니라 기도 자체가 안 돼요. 암환우에게 죽음 이야기는 금기어에요.”
김종찬 목사는 암과 싸우면서 암복선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2012년 경 김 목사가 위암 판정을 받자 성도들이 모두 교회를 떠났습니다. 1년 정도 지난 후 그의 아내 백종선 사모가 유방암 수술불가 판정과 함께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 목사는 새벽기도 중에 ‘목사가 전도하다가 죽어야지 암으로 죽으면 되겠느냐!’는 세미한 음성을 듣고 암환우들의 영혼 구원에 나섰습니다.
김 목사는 목사들이 암환우를 대상으로 설교할 때 일반 환우를 대하듯 설교하면 큰 곤욕을 치른다고 조언합니다. 암환우가 디스트레스에 빠지면 자기감정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설교에서 기분이 조금 나쁘면 분노를 표출한다고 합니다. 암환우들은 암의 전이,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이 1순위임에 따라 아무리 유명한 설교라도 듣기 어렵다고 합니다.
“암환우에게 제일 필요한 건 많이 만나주고 공감해주는 거예요. 암환우에게 좋은 의사는 선배 암환우에요. 암환우들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없는데, 암복선은 암환우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면 공감이 되고 마음이 열리고 위로가 돼요. 얼굴 표정이 환하게 바뀌어요.”
암환우들은 사회, 가정, 교회에서 소외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 강제적으로 주어집니다. 회사에서 나가달라고 하고 교회에서도 외부인입니다.
“암환우에게 ‘아프니까 쉬라’고 염려하는 것처럼 하면서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해요. 정상적인 교회 구성원으로서 생활하게 해야 병을 극복하고 희망을 갖게 돼요. 특화된 내용으로 암환우들을 섬기면 삶의 질과 믿음이 회복되고, 믿음이 없는 분들은 교회의 섬김 사역으로 예수님을 만나게 돼요.”
김 목사는 회원교회들의 섬김 사역으로 암환우들이 암과 싸우고 있는 가운데서도 밝게 웃고 믿음을 잃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 밖의 사람들도 교회 안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들여놓길 바라고 있습니다. 교회가 성장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에서 벗어나 암환우 등 강도 만난 자와 우는 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입니다.